'아티스트 차재경이 만난 파리지앵 15인'이라는 부제가 붙은 <리얼 파리>는, 파리에 사는 파리지앵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으로 채워져있다. 각 인터뷰는 인터뷰이의 삶과 일에 대한 인터뷰, about Paris라는, 파리지앵으로서 바라보는 파리 인터뷰, 그리고 그들이 소개한 파리의 가볼만한 곳 - 레스토랑, 미술관, 공원 등 - 으로 이루어져 있다. 책 구성에서 보다시피 이 책은 여행안내서라고 분류하기엔 독특한 질감을 갖고 있다. 여행안내서는 아니지만, 각각의 사람들이 말하는 파리라는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퍼즐을, 파리의 이미지를 형상화하는 책이랄까. 인터뷰이들 대다수가 예술계열에 종사하는 사람이어서 그런지, 자기확신과 일에 대한 열정이 확고하다. 전문직도 고위층지망도 아닌 어중간한 문과계로서는 일찍이 길을 발견하고 따라가는 자기확신이 부럽기도 하고, 전염되기도 한다. 어딘가에 있을 나의 길로 들어서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를 느끼게도 한다. 그런 면에서는 자기계발서에 가까운 감도 있다.

여행을 갈 때는 관심이 있거나 호기심이 이는 곳을 가야 한다. 여행이란 다른 사람들이 사는 모습, 다른 나라의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간다. 아무 관심도 흥미도 없는 곳을 유명하다고 가봐야 아무런 인상도 기억도 남지 않는다. 사진과 사진, 박물관과 박물관 사이로 경주해봐야 소용없다. 특정 문화를 며칠 안에 다 체험할 수도 없고, 비슷비슷한 삶의 일상 사이에서 다른 점을 건져내기도 쉽진 않다. 그러나 교통시스템을 이용해보고, 뒷골목과 대로변, 현지인들이 많은 음식점, 상점 등을 돌아보면서 그 삶의 편린이라도 건져 그 안에서 다른 사고와 다른 체계를 느껴보려고 가는 게 여행이다. 여행안내서의 지도, 교통편 소개, 각종 정보들이 소용 없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이렇게 하면 하루만에 파리명소 다 본다', '여기서는 꼭 사진 찍기', '싸고 빠른 패스트푸드점/음식점 소개' 위주의 여행정보서는 진정한 '여행'정보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리얼파리>의 총천연색 사진, 현지인 인터뷰에 담긴 삶의 열정이 더 즐거웠다. 그런 열정과 삶을 들여다보니, 내가 파리에 가서 무엇을 봐야할지, 무엇을 보고 싶은지 가슴에 담게 됐다.

나는 파리에 이래저래 두번 정도는 가보았지만, 항상 마지막 기착지였던 까닭에 제대로 둘러본 적이 별로 없었다. 더구나 당시에는 파리에 대한 인상이라는 것도 <베르사이유의 장미> 정도였던 지라 아는 것도 많지 않았고 솔직히, 런던에 비해 관심이 적기도 했다. 그나마도 첫번째 여행 때는 여행 초보라 기념사진과 박물관투어 사이사이의 맥도날드로 달리느라 정신이 없었고, 두번째는 일정이 짧아 딱 점찍은 한두곳만 볼 수 있었다. 그 많은 박물관과 미술관을 둘러봤건만 기억에 남은 게 별로 없었다. 베르사이유도 가봤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샹젤리제 거리와 오르셰 미술관, 세느강이었고, 두번째에선 몽마르뜨 언덕과 파리 뒷골목이 인상적이었다. 길치인 나는 언제나 대로(大路) 인생을 살아왔는데, <스노우캣 인 파리>를 보면서 처음으로 컴컴하고 무서운(나에겐) 뒷골목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두번째로 파리를 갔을 때, 미술관 경주엔 염증이 나서 파리의 여유와 음영을 느껴보고 싶었다. 스노우캣의 파리 일상을 부러워했던 것도 있지만. 스노우캣이 소개한 카페 한 곳을 찾아가면서 간신히 대로를 벗어났는데, 길을 잃을까 무서운 것을 만날까 신경이 곤두선 와중에도 대로에선 볼 수 없던 상점들, 미로 같은 골목들, 그에 이어지는 퐁경들, 따라오는 여유를 소개받을 수 있었다. 어떤 의미에선 <스노우캣 인 파리>나 <리얼파리>는 비슷한 부류의 책이다. 거주자의 풍격과 현지인의 눈을 통해 본 풍광을 소개해준다는 점에서, 기행문과 에세이의 중간쯤 된달까. 그런 조각들을 줍다보니 파리에 몹시 가고 싶어졌다. 다시 파리에 간다면, 지도 없이 정처없이 뒷골목을 헤매보고, 그러다 다리가 아프면 카페에 들어가 멍하니 사람들을 구경하고, 공원에서 뒹굴며 햇빛을 쐬다가 내키면 미술관에 들어가 그림들을 오래오래 바라보고 싶다. 맛있고 비싼 요리도 먹어보고, 수없이 열린다는 음악회도 가보리라.

2009/11/23 13:01 2009/11/23 13:01
Posted by 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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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부분은 손발이 오그라들지만 재미있고, 뒷부분은 짜증.
몸개그는 만국공통. 찮은형은 의외로(?) 상식인인 듯. 길이랑 붙여놓으니 찮은형의 경륜이 보였다. 길거리 인터뷰를 해도 기리는 바쁘게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으려 하니 실패하고, 찮은형은 앉아있거나 서있는 사람들 위주로 인터뷰 진행하면서 단어라도 던져서 말을 이어보려하는 게, 예능경력은 괜한 게 아니구나 싶었음.

요리 만드는 부분서는...미운넘이 미운짓만 골라서 해요, 라고밖엔.
'젋고 여자인' 쉐프라 무시하고 들어간 것도 있고, 자기가 잘했고 잘 아는 분야라고 전문가를 인정 않으려는 아집도 보였다. 편집을 하고 해서 저 정도라는데 한표. 유반장과 도니 분량이 거의 없는데다 표정도 안 좋은 것도 있고, 아무래도 중간에 쉐프가 한번 대폭발하지 않았나 싶다. 규율 엄격한 요리사 세계에서 저렇게 개무시하고 깔아뭉개는 걸 봐줬을 것 같지가 않다. 후에 화 참던 쉐프가 미안하다고 하는 점도 그렇고. 명수팀이 얌전히 요리만 할 타입들이 아닌데, 그쪽 쉐프가 워낙 사람을 잘 다루기도 하지만(이것도 쉐프들 경력 차이가 좀 반영된 것 같은데, 남자 쉐프분은 레스토랑하고 있기도 해서 사람 다뤄본 경험이 더 많은 것 같더라) 재석팀의 살벌한 분위기에 명수팀은 말 잘 들으면서 요리에 더 집중한 것 같다. 보니까 재석팀이 주방 쪽이라 다 보이고 다 들리던걸. 쩌리짱으로 거듭나길래 긍가보다...하고 있더니 게시판 지분율이 그렇게 탐났나보다. 나잇값 못함.

그래도 다음주엔 별 일 없이 봉합될 거다. 암만 미치게 하는 사람이 있어도 환장하겠어도 일은 일이고, 직장 나갈 거 아니면 대체로 갈등상황을 봉합해서 어떻든 끌고 나가려 드는 게 인생사다. 무도는 오래 하다보니 이제 감정선이라든가, 갈등상황까지도 사람 사는 모습으로 쭈욱 보이는 게 있는데...중앙이 저러는 거 하루이틀도 아니고, 멤버들이 속 터진다느니 몇번 언급까지 했을 정도니, 다들 알만큼 아는 상황이기도 하고. 분위기 파악 못하고 어린애짓 했지만 밥 벌어먹고 사는 프로인데, 기회 봐서 아마 풀려할 거고, 풀어지기도 할 거다. 다만 편집된 걸 보아하니 이번엔 진상 심하게 부리긴 했는 모양. 제작진이 커버를 다 못 해줄 정도로. 쯥. 암튼 맘에 안 든다. 무도를 정말매우많이 좋아하니까 참고 보는 거지... 그나저나 나 하하도 별로 안 좋아해서, 얘 제대한다고 바로 무도로 꽂아넣지 말았으면 좋겠음. 캐릭도 마음에 안 들지만 군대 갈 때 별 난리 다 친 게 영 좋아보이지가 않음.
2009/11/21 21:10 2009/11/2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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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앨리 2009/11/21 22:36  Modify/Delete  Reply  Address

    여기저기 정준하 성토로 난리가 났네요. 저도 보면서 '이건 너무 무례하지 않은가?' 라고 생각했어요. 백번 정준하가 잘못했다고 봅니다. 나중에 셰프가 미안하다고 하는게 오히려 더 화가 났었습니다. 절대 셰프가 미안할 일이 아니죠. 그걸 받아줄 일도 아니었구요. 오히려 정준하가 여자셰프라, 마치 주변에서 틱틱대는 여자탤런트 마냥 생각한 게 아닌지, 그것도 괘씸했구요. 최대한 자막으로 설정컨셉인양, 무난하게 보이려고 의도한 것 같지만, 대충 상황이 어땠을지.. 진짜 김치전 맛 없다니까 유쾌상쾌통쾌 -_-;

    지나간 식객편을 다시 보니, 길이 만들었던 김치디저트.. (키위 바나나 동치미 넣고 얼린거요.. 이름이 기억이 안나네요;;) 그게 제일 복불복 스럽지 않나 싶었습니다. 잘하면 환상, 못하면 뭥미..

    • 지이 2009/11/21 23:29  Modify/Delete  Address

      백번 잘못했지요. 배우겠다고 전문가 뉴욕까지 불러놓고는 뭐하는 짓이랍니까-_-+ 셰프가 20대의 젊은 사람이었던 모양인데, 만약 나이 있는 남자 셰프였어도 저랬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하더군요. 여러 모로 만만하게 보다가 제대로 안 되고 하니까 지대 성질 부린 모양인데, 부릴 게 따로 있죠. 리쌍 노래도 넣고 제작진이 안간힘 쓰더군요. 시간도 분량도 모자란데 찍은 거냐곤 저 모양이고...저도 김치전 맛없다는데 쌤통!이란 생각부터 들더라고요. 참 괘씸했어요.

      키위김치샤벳이랬나? 저도 이름이 잘 기억나질 않네요; 그 요리가 방송 내에서도 반응이 많이 갈리더라고요. 분량, 비율, 섞임 정도에 따라 시시때때로 맛도 다를 것 같고. 어떤 맛일까 먹어보고 싶기도 해요.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 ··· 02077360

(전략)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와 관련, "국제적인 피겨스타인 김연아 선수를 동계오륜 유치 홍보에 활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강원도를 방문,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관련시설을 시찰한 자리에서 "내년 2월 벤쿠버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면 평창동계 오륜 깃발을 들고 경기장을 한 번 돌면 큰 홍보가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후략)






닥쳐!!!!!!!!!!!!!!!!!!!!!!
'활용'이라니 감히 누구한테!!!! 미쳤니!!! 그 70년대 사고방식 좀 저리 치웟!!!
연아 부정 타면 다 쥐 때문이야!!!! 제발 아무 말도 아무 것도 하지 좀 마!!!!!!!!!










모든 분이 저와 같은 생각을 했으리라 믿고 이하의 코멘트는 생략합니다.




2009/11/21 00:38 2009/11/21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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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다소 2009/11/21 01:09  Modify/Delete  Reply  Address

    *-_-* 아오, 글자만 봐도 눈이 썩어버리는 기분.

    • 지이 2009/11/21 01:24  Modify/Delete  Address

      눈 씻기 하고 싶어요ㅜㅜ
      이제 1년 8개월 지났다네요. 하아.......................

  3. 소류나 2009/11/22 03:29  Modify/Delete  Reply  Address

    ..지쟈스..(....)

요사이에는  퀼트를 하면서는 영화라든가 드라마같은 영상을 보는 경우도 많지만, 고즈넉한 오후엔 대개 라디오를 들으며 작업을 한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도 안 듣던 라디오를 청취한다. 주로 듣는 건 140.5 104.5, 교육방송이고 아니면 101.3도 듣는다. 101.3은 채널 돌리다 발견했는데 TBS E FM이라는 듯? 음악도 팝송이고 진행자, 패널 모두 원어민이다. 중간의 광고만 한국어라 쭈욱 멍하니 듣다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한국어에 깜짝 놀랄 때가 있다. EBS는 아다시피 매우 유용한 교육-교양 프로그램이 많은데, 라디오는 대부분이 영어 쪽에 많이 치중되어 있다. 토익부터 스피킹까지, 틀어놓고 듣다보면 건지는 표현들이 많다. 그래서 주로 EBS 듣지만 EBS의 방송이 별로 마음에 안 들 때는 101.3 듣고, 좀 피로해지면 마구 채널 돌리면서 듣고 싶은 방송 찾아 떠난다.

다만 내 방 오디오는 라디오 채널이 89.1밖에 안 나온다. 신기한 게 같은 방에서 MP3p는 채널을 다 잡는데 오디오는 못 잡는다. 다 못 잡는 것도 아니고 89.1은 완전 깔끔하게 나오는데 다른 방송은 아예 주파수가 잡히지도 않아. 안테나가 어딘가 있었던 것도 같은데 찾지를 못해서...오디오는 놀려두고 이어폰으로 들었더랬다. 그런데 내 방 오디오는 좀 오래되긴 했어도 켄우드로, 귀 예민한 동생님하가 에이징과 성능테스트까지 마쳐준 녀석이다. 같은 음악을 듣더라도 이 스피커로 듣는 음악은 깊이감이 영 달라서 - CD와 mp3 차이도 있겠지만 - 되도록 스피커를 선호한다. 원래도 이어폰으로 뭘 듣는 걸 그리 좋아하진 않지만. 이 스피커를 썩힌다고 생각하니 뭔가 참 아까웠더랬다.

그래서 잔머리 굴렸음. 내방 데탑은 오디오랑 연결되어 있다. 컴에 스피커를 따로 설치 안 한 대신 오디오의 스피커를 연결해서 사용하는 중. 거기에 착안해서 복잡한 연결선 중 외부연결선을 찾아서 Mp3p에 꽂았다-_-v 출력이 약해서 그런지 소리가 매우 작긴 한데, 어쨌든 짱짱한 스피커로 라디오가 나온다. 우훗. 소리가 아주아주 약한 게 불만이긴 하지만 괜찮아 괜찮아.

나는 똑같은 mp3p가 두개나 있다. 하나 샀는데, 두달 뒤에 똑같은 기종을 선물 받았다. 버리진 못하고 둘다 갖고 있는데, 하나는 가방에 넣어놓고 하나는 라디오용으로 세팅해서 올려놓으니 딱 적절하다. 고작 이거 해놓고는 스스로의 영리함에 뿌듯함이 쓰나미처럼 밀려와서 사방에 자랑질 중;;;



이건 약간 딴 말인데, 영어는 많이 접하고 많이 들어야 는다. 영국에서도 BBC 하루종일 틀어놓고 있고, 영화 보러 다니고 그랬던 게 도움이 많이 되었기 때문에 EBS나 TBS EFM나 반갑다. 요새 영어를 좀더 해야할 필요성을 느껴서, 양쪽 다 안 듣고 컴퓨터가 켜져 있을 때는 BBC 웹사이트 들어가서 라디오 틀어놓고 있기도 하다. 그러면 월드뉴스 쪽이 나옴. 딱딱한 영국 억양 듣고 있으면 정겹기도 하고. EBS나 TBS e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영어방송이라서 영어 속도도 빠르지 않고, 아주 어려운 단어도 나오지 않아서 편하게 듣게 된다. 덤으로, 방송에서 나오는 인터뷰 등에서 질문이 나올 때 나는 뭐라고 대답할까, 하고 속으로 생각해보고 있으면 스피킹도 늘릴 수 있다. 스피킹은 완벽한 영어로 말한다기보다 일단 '의사소통'에 중점을 두고 입을 떼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렇지만 말할 때는 내가 완전히 '체득'한 언어가 아니면 입에서 안 나온다. 인터뷰나 문항에서 묻는 질문들을 내가 받았다면, 하고 생각하고 들은 표현, 단어들을 다 동원해서 의사표현을 해보다 보면 단어나 표현을 체득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말이 훨씬 잘 나오는 걸 느낄 수 있다. 해서, 요새 연습 중. 오디오북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영국에서는 참 많던 오디오북을 우리나라에서는 찾기가 쉽지 않다. 하긴 내가 원하는 건 앨런 릭먼/콜린 퍼스/휴 그랜트/엠마 톰슨 등의 오디오북, 제인 오스틴 오디오북, 셰익스피어 녹음,  뭐 그런 계열이니까 찾기도 힘들고 찾아도 비싼 게 당연할 지도;;



덧.
정리한 주요 라디오 편성표 첨부. 왜 사서 고생인지 모르겠지만, 그때그때 찾아보거나 대충 듣는 게 아니라 이런 걸 정리해서 인쇄물로 봐야 마음이 편한 부류의 인종이라...orz 만든 김에 공유해본다. 중간중간 뉴스 시간 등등은 다 삭제하고 대략적으로 시간대만 맞췄음. 오타 많음;
2009/11/20 17:05 2009/11/2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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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다소 2009/11/21 01:13  Modify/Delete  Reply  Address

    오옷! 편성표 공유 감사해요.
    한번 들어봐야겠는걸요. 여긴 지방이라 주파수가 다를 테니 한번 찾아봐야겠어요.
    그나저나 140.5가 아니라 104.5가 아닐까 싶은데... 그쵸??? 아니면 140대 주파수도 있나요? +_+

    • 지이 2009/11/21 01:21  Modify/Delete  Address

      콜록; 104.5가 맞아요^^; 편성표에는 제대로 써놨으면서 웬 140...ㅜㅜ; 참 서울 기준이니 지방은 주파수가 조금씩 다르겠군요.
      갑자기 궁금한 게...sbs는 서울방송이라 지방에서는 pbs라든가 지방방송국과 제휴해서 나오잖아요? 라디오도 그럴까요? 그럼 편성표가 많이 달라질텐데ㅜㅜ

    • 다소 2009/11/21 01:37  Modify/Delete  Address

      라디오도 제휴해서 하기도 해요. 가령 sbs파워FM 프로그램 중 오후 8시부터 10시 사이의 방송은 지방 프로그램이 나와요. 사연도 여기서 보내는 사연들이구요.^^ 그리고 이 동네는 SBS러브FM은 아예 나오지도 않아요.^^;; KBS라디오도 2방송은 안나와서 예전에 김동률 라디오 들으려면 인터넷 온에어로 들어야했어요. 흑흑. 근데 EBS는 아마 전국방송일 거예요.^^ 저 지금 온에어로 TBS E-FM 듣는데 좋네요. 가입 안해도 온에어로 들을 수 있고..헤헤.^^

    • 지이 2009/11/21 20:40  Modify/Delete  Address

      라디오도 그러는군요. 지방방송과 일정 제휴. 근데 러브FM은 아예 안 나오나요? 이런;; 인터넷이 정말 좋긴 좋아요. 웬만한 건 온에어랑 다시듣기로 가능하니...+_+

이범호 선수도 일본 진출에 성공, 소프트뱅크와 계약했다고 한다(관련기사)
조건도 원하던 대로 좋게 잘 받은 것 같고. 바뀐 에이전트가 유능했나 보다. 스포츠시장에서 한국인에이전트는 허당이란 썰이 이번에도 증명 혹시나 안 갈 수도 있지 않을까~하던 기대는 무너지고...가뜩이나 망한 집구석에서 기둥 뿌리 두개마저 쑤욱 뽑혀나가니, 한화는 타의로 유망주 야구, 리빌딩이 아닌 재건축 들어가야 하게 생겼다. 대전구장 바깥에 레전드랑 꽃별명 등등 사진 쭈욱 걸려있는 걸로 아는데(김수령 사진 포함) 한 대여섯개 교체해야 한다고. 이제 명실공히 류수령 체제구나. 불쌍한 우리 현진이. 여태도 소년 가장이었는데 앞으로는 더하면 덜했지 못하지 않은 고난의 세월이...훈련소에서 눈물 젖은 빵 먹고 있겠다. 크흑. 왜 돈을 쌓아놓고도 쓰지를 못하니, 쓰지를 못하니...


이제 대형 FA들은 다 해외 가는 걸로 마무리 됐고. 난로리그의 중심이자 화제인 우리 한화가 내년 시즌을 어떻게 대비해야 하느냐는 문제가 남았다. 어차피 재건축으로 팀전략은 대거 수정해야 할 판이고. 1루 태완이-3루 광민이가 재건축 기둥이 되어야 한다. 이대수씨는 한화 잘 오셨음. 명실공히 주전 유격수. 이 선수마저 없었으면 우리는 내외야에 투수진까지 진짜 하루 나기도 힘든 거덜난 집구석. 크흑. 아무튼 대략

(외야) 최진행/강동우/추승우/정현석
(내야) 송광민(김회성) 이대수 이여상 김태완(김강) 오선진(내야유틸)
(포수) 신경현/박노민
(지명) 이영우/이도형(피자신은 가끔 포수 백업)
(선발) 류현진 안영명 김혁민 유원상
(불펜) 양훈 구대성 마정길 황재규 허유강 윤규진 (박성호 정종민 김주)

정도의 1군을 예상해볼 수 있겠다. 올해 뽑은 신인들은 신인이니 일단 전력에 안 넣었는데, 잘해주면 좋고. 외국인 선수는 투수로 2명을 뽑아야한다고 생각한다. 야수진도 약하지만 - 신임 감독님 전력분석에 따르면 수비, 주루, 체력, 작전이 모두 시망이란다. 감독님 의견에 동의하는 바이며, 일찍 약점을 간파한 능력(이랄 것도 없이 너무 보였지만)에 찬사를 -  문제는 투수 쪽이다. 시크가 올해 잘 해줬지만 무게감이 아직은 약하고, 여전히 오락가락 피칭이 많고. 혁민이 원상이 낚시질을 기대할 수도 없는 거고. 게다가 좌완이 거의 없음. 토마스도 일본 간단 소리 나오는 판이니 투수진은 엄청난 보완이 필요하다. 이전에도 류패패패패패안패패패가 공식이었는데(올 시즌 현진이 패전 경기들은 들여다보면 눈물 뿐) 이젠 이거마저 못할 확률이 높아서리.

타팀 FA는 영입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하고, 한화에서도 딱히 영입할 의사는 없지 않을까 싶다. 어차피 구상을 전면적으로 다시 해야하는데다 뭘 하든 내년 하위권 - 꼭 집어서 꼴찌 - 는 면하기 힘들텐데, 타팀 FA영입에 워낙 소극적인 한화가 굳이 거금 들여 영입해올 것 같지는 않다. 지금 당장 부족한 건 위에도 썼다시피 투수, 야수 중에서는 중견수 정도인데 야수진들은 군문제가 크지 거포가 부족한 건 아니고, 수비는 굴리면 는다는 걸 이번 시즌 광민이가 증명해줘서. 아마도 유망주 모으기와 팀체질 개선이 주력하게 되지 않을까. (솔직히 2군 시설이나 신인육성 코치진 등에 돈 썼으면 좋겠다. FA영입보다는) 양승학도 방출이니 은퇴니 말이 많아서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는데, 현재 우리팀은 야수고 투수고 선수층이 너무 얇다. 즉전감을 영입하기에는 우리팀이 내줄 수 있는 게 별로 없고, 이 마당이면 2,3년 장기적으로 팀을 구상해야 하니 유망주 영입이 시급하다. 따라서 현금이든 뭘로든 수비 되는/군필인 유망주들 트레이드는 일어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이대수 트레이드 같이, 백업급의 선수들을 여기저기서 수급하기 위해 노력해볼 듯. 어차피 꼴찌팀이라 상대팀에서도 트레이드에 별로 부담도 없을테니 의외로 한화 이름을 여기저기서 많이 보게 될 지도 모르겠다.

다만 한화 상황이 더욱 안습인 건 재건축 주축 대부분이 군 문제가 걸려있다는 것 때문에...저 위 예상 1군 멤버 중에서도 정현석/송광민/이여상/김태완/안영명/김혁민/유원상/양훈/황재규/허유강 전부 군미필 선수들이다. 게다가 다들 나이대가 고만고만(83~86년생)해서 내년 내후년에 당장 군대가 돌아온다. 광저우행으로 군면제 기대해볼 수 있는 최대치도 텔미/광민/훈이/영명이 뿐인데 얘들 다 뽑힐지 어떨지 불명확하다.(텔미가 그나마 성적이 좋지만 소위 '이름값'이 약하고, 나머지는 내년에도 미친듯 활약해줘야 가능할까말까) 뿐이냐? 한화 선수단의 근본적인 문제인 허리 없음은 더 심화됐다. 우리 정예 1군 멤버 중에서 78~81생이 꽃별명+몇명밖에 없었더랬다. 얘들 둘 나갔으니 이제 선수단 중 저 나이대는 추승우 이대수...+마정길 정도?밖엔 없다. 중간층도 동강나고, 중심주전도 빠지고...에헤라디야~ 한화팬들 머리 안 싸쥐고 한숨 안 내쉴 수가 없는 상황이다. 아, 생각할수록 눈물만 나고 한숨만 난다. 전임감독님이 원망스러운 밤이다.


뭐, 이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살아야 하는 게 인생사. 애들 훈련 혹독히 시켜서 수비-주루만 개선되어도 좀더 짜임새 있는 야구가 가능하고, 막 그렇게 막장인 야구는 덜 하리라 본다. 승부근성, 혹은 승부욕과 목표를 어떻게 설정해서 주입시키느냐가 문제인데...이건 한대화 감독님의 숙제. 한 감독님 청운의 뜻을 품고 고향으로 돌아왔는데 기다리는 거라곤 상거지꼴로 깡통 찬 고향팀...요새 담배도 깡소주도 엄청 늘었을 것 같다. 짝으로 소주 푸시는 거 아닌가 몰러. 현진이도 옆에서 한숨 푹푹 쉴 것 같고. 현진이 지못미. 우리 에이스들 운명이 참 박복한가부다. 민철옹 박복은 안 닮았으면 했는데...내년 시즌엔 성적은 됐고, 애들이 얼마나 달라진 모습으로 경기하느냐를 중점적으로 봐야겠다. 애들 커가는 거 보는 거랑...우리 가을전어가 내년에 꼭 터져줘야 하는데. 박사장님은 한화로 올 생각 없으신지...에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올 시즌까지 활약하던 레전드/레전드 후보' 중 네 명이 한번에 사라지다니orz 내년 시즌은 정말 무슨 재미로ㅠㅠ


2009/11/19 18:14 2009/11/19 18:14
Posted by 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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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로빈 2009/11/19 23:23  Modify/Delete  Reply  Address

    롯갤에서 이 소식 보고 바로 지이님이 생각났습니다. 두 기둥이 팀을 나가니 상심이 크시겠어요;;; 꽃님은 그래도 한국에 남을 줄 알았는데... 일본 진출 열망이 클 거라곤 생각 못했거든요. 그래도 말씀대로 유능한 에이전트 구해서인지 꽤 빨리 결정이 난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마음 편하게 이것저것 준비하고 일본에 갈 수 있게 되었을테니까요.

    저는 애초에 꽃버모님이 롯데에 오실 거라곤 전혀 기대를 안 했습니다. 왜냐하면 너무 몸값이 높아서 상구가 미치지 않은 이상 지를 리가 없기 때문에-_-;;; 홍포의 경우엔 고맙게도 fa 전해에 두산이 연봉 후려치는 바람에 생각보다 많지 않은 돈으로 데려올 수 있었거든요. 근데 꽃님의 경우 의외로 롯데에서 협상의 의지는 강했던 모양이지만, 분명 되도 않는 연봉 제시해서 결렬될 거라 봤기 때문에 말입죠-_-;;;

    어쨌거나 해외진출하게 된 만큼 꽃님이나 별명이가 활약하길 바래요*^^*

    • 지이 2009/11/20 16:41  Modify/Delete  Address

      시즌 끝나고 둘다 기대 안 한다고 하긴 했는데, 그래도 혹시나 하는 미련이 남았던 모양이에요. 일사천리 진행된 별명이랑 달리 꽃은 이 얘기 저 얘기가 많아서 남아주지 않을까 했는데 좀 씁쓸하네요.

      전 한화에서 4~50억 질렀단 얘기 들었을 때 롯데가 꽃 옮겨심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꽃이 연봉도 좀 쎈 편이라, 보상금이랑 뭐랑 하면 60억이 훌쩍 넘는데 지르기 쉽지 않죠. 롯데도 자팀 FA가 내년부터 쭈욱 나오는 걸로 아는데...아무래도; 꽃만 3루 간다면 롯데가 훨씬 강력해질 수 있어서 영입의사는 강했던 것 같지만...우린 '돈화'니까요. 훗.(...쓴 돈은 없지만;)

      예, 기왕 간 거니 둘다 잘 해주는 게 좋죠. 둘다 돌아올 땐 필히 한화로 돌아오길 바랄 뿐입니다.

  3. 앨리 2009/11/20 01:35  Modify/Delete  Reply  Address

    이글루 밸리에서 들렀습니다. 뻘쭘하게 첫 덧글 남겨요 ;; 진심으로 꽃이 일본갈 줄은 몰랐는데, 가게 되어서 놀라기도 하고, 꽃이 의외로 협상의 묘미를 안다 싶기도 하고, 그럼과 동시에 이제 한화는 어떡해 ㅠㅠ 너무 걱정하면 기존 한화선수들이 기분나빠 할까 싶기도 하면서도 그런데 그들도 걱정이 안되는 건 아닐텐데.. 싶기도 하구요 ; 정말이지 돈이 있는데도 왜 쓰지를 못하니 ㅠㅠ 나 돈있다능!! ㅠㅠ

    저는 그냥 8개구단을 전부 다 응원하는 야구팬입니다 ^^;;

    • 지이 2009/11/20 16:46  Modify/Delete  Address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꽃이 협상을 잘 하더라고요; 언플과 협상을 통해 몸값 높이는 걸 보며 진정한 강자라고 감탄했어요^^; 기왕 간 거 잘 해줘야 할테지만 남은 한화팬으로서는 아무래도 서운한 맘과 걱정과 슬쩍 씁쓸한, 이 복잡한 기분을 어쩔 수가 없네요. 돈이 있는데! 쌓아놓고 있는데! 왜 쓰지를 못하는지ㅠㅠㅠㅠㅠㅠㅠ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미지출처: yes24


* 내용언급이 되고, 내용과 결말이 중요한 작품이니 작품을 안 읽은 분은 포스팅을 미리 읽지 않기를 권합니다





<나츠메 우인장>의 작가 미도리카와 유키는 장편은 아직 없지만, 출간된 단편과 중편, 모든 작품이 아련히 마음을 울리는 감동을 갖고 있다. 그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 <진홍색 의자>이다.

왕국의 작은 변두리 시골마을에서 5년 전 한 아이가 사라진다. 루카라는 아이가 왕도로 떠난 이유를 아는 건 소꿉친구이자, 소중한 사람인 세츠 단 하나. 세츠는 돈을 모아 루카를 보기 위해 왕도로 가지만, 루카의 자리에 앉아있는 건 루카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

미스테리 형식으로 조각 맞추듯 퍼즐이 맞춰지는 구성으로 짜여져 있어, 내용을 따라가다보면 마치 추리소설을 읽는 듯 긴장이 높아진다. 그리고 읽어나갈수록 누군가의 기억이 아닌, 실제 루카는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진다. 초반 세츠의 동경과 사랑, 기억으로 새하얗게 빛나던 순백의 루카는 이야기가 진행되며 폐하의 마음 속에선 방황하는 회색이 되고, 드리의 머리를 만나면 이제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 된다. 최후에 도달해 나기와 카즈나의 기억을 합하면 하얗던 루카는 새까맣게 변해서 이 사람이 이제 '우리편'인지, '적'인지, '찾아야할 사람'인지조차 헷갈리는 지경에 이른다.

루카는 사실, 그 사람 자체보다는 그가 물려받은 것, 물려받지 않은 것으로 인해 하나의 상징으로 기능하는 면이 있다. 아니, 루카라기보다는 '루카리아' 혹은 '최후의 왕족' 그 자체가. 대를 물려 이어내려온 왕가와 버지의 갈등, 벨칸의 야심, 나기와 키라의 약함, 요다카의 좌절과 사랑, 그 모든 것이 '루카리아'에게 집약되어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너무나 약해서, 자신의 과오는 살필 줄 모르고 받은 상처와 증오만을 기억한다. 붉디 붉은 의자, 그 자리가 상황을 만들었고 사람들은 그 의자로 상처를, 증오를, 배신을 해소하고자 한다. 그래서 그 의자는 진홍색 의자. 붉디 붉은 선명한 진홍색.

최후의 조각들이 맞춰지며 드러나는 '루카'라는 인물은 약하고, 약해서 비정한 한편 착하기도 한 그런 인물이었다. 가장 음흉하지만, 가장 불쌍한 존재. 왕가의 상징 마냥 하얀새와 검은새가 한데 엉켜있는 인물. 모든 것을 획책했지만, 또한 약해서...진정한 자신을 소중한 사람에게 점점더 드러낼 수 없게 되는, 그런 남자. 그래서 떠났고, 그래서 버렸지만 최후의 순간 가장 무거운 '루카리아'의 자리로 돌아왔기에 그의 비정함도 약함도 모두 상쇄되었다. 여전히 세츠나 폐하는 그의 진면목을 모르지만 그렇기에, 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둘은 루카병을 안고 루카가 주었다고 생각하는 온기를 간직한 채 그를 끝까지 기억할 거다. 아마도 그게 루카가 진정으로 바라고 획책했던 일이 아닐까 싶었다. 그가 나름대로 행복해져서 다행이다.

캐릭터 중에서는 작품 내에서 상처 받았다고 주장하는 나기나, 키라나, 다른 누구들보다는 카즈나와 드리가 가장 마음이 쓰인다. 드리는 루카와 폐하와 같은 부류면서도 음흉하지 않고 영리해서, (이런 작품들에는 매우 흔하게) 목숨을 잃어버렸지만, 그래서 가장 약하지 않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이 작품에서 모든 사람의 감정선을 다 읽고 알았던 사람은 카즈나 정도밖에 없었을 것 같다. 물론 그는 나기-키라-요다카에 대해선 몰랐지만, 일이 되어가는 방향도 알고 파멸의 길을 가는 것을 알면서도 전부를 받아들이고 감수한 '어른'이었다. 드리는 그래도 세츠 덕분에 빛을 보았지만, 카즈나에겐 그럴 만한 사람이 없었다. 보살피느라 바빠서. 그가 어떤 최후를 맞았든 행복했길 바란다.


각자가 가진 감정이 잘 살아 있는 캐릭터가 매력있는 작품이다. 특히 루카-세츠-폐하의 관계는 정말 재미있다. 한 마을에 살고 둘다 루카를 목숨처럼 따랐으면서도 서로 존재도 몰랐던 세츠와 폐하나...이둘의 루카병에 얽혀드는 드리, 크레아 등도 각기 의지를 갖고 살아있는 인물들이었다. 또한 보여줄 것과 보여주지 않은 것을 조절한 연출과 적절한 배치가 작품을 이끄는 힘이다. 폐하의 이름이 불려지던 마지막 장면도, 흑조의 대비도, 구성도. 미도리카와의 그림은 어딘가 힘이 없고, 액션씬에선 중력이 느껴지지 않으며, 펜선 때문인지 살짝 지저분한 느낌도 주지만 그럼에도 훌륭한 연출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좀더, 핏빛으로 붉디 붉은 진홍색이 강조되었으면 어떨까도 싶지만.

의자는 불탔고, 묵은 원한도 증오도 모두 사라졌다. 의자쟁탈전의 최후의 승자가 크레아, 생존자가 세츠와 폐하라는 건 '희망'을 명백히 보여주는 메세지다. 모든 것을 짋어지고 사라져간 국왕 '루카리아'가 정말 국왕이었노라고, 또한 원 이름을 찾고 새 삶을 얻은 루카리아도 국왕이었노라고...그렇게, 매듭과 희망의 메세지를 보여준다. 절절하지만 어둡지 않고 가볍지만 경박하지는 않게 읽을 수 있는 좋은 작품이었다.

2009/11/18 14:37 2009/11/18 14:37
Posted by 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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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작했다. 예상대로 미실 사후는 재미가 없다. 배우들 대량 정리해고가 일어났다.

칠숙과 석품의 난은 이렇게 정리되려니...싶었는데 생각보다도 훨씬 빈약함. 난이 어쩌고 근사하게 말은 하더니 어떻게 10분만에 정리가 되냐. 나름은 남자의 로망, 화랑의 의리로 포장하고 싶었던 모양인데 진짜 얄팍.

중간에 덕만이 사람을 좋아하고 잘 따르고 사람을 온 마음으로 품는 분이란 대사가 나왔는데 응? 그런 캐릭터였어? 했음. 전혀 그런 캐릭터로 안 보였는데, 제작진 의도는 그런 거였니? 그럼 대놓고 실패. 즉위식하는데 긴장감도 감동도 아무 것도 없더라. 게다가 이요원은 위엄도 없고 기품도 없음. 걷는 게 너무 폼이 안 남. 근데 한 한달쯤 전에 후계구도 놓고 막 싸웠던 것 같은데 미실 죽었다고 바로 덕만이 왕위 오를 수 있는 거임? 논의도 있고 반대도 있고 해야 하는 거 아님? 반란 진압하고 기세등등하다지만 그 과정에서 덕만이 별로 지도력 보인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얻은 사람이래야 주진공밖에 없고(그 주진공도 어째 춘추공에게 충성한 느낌이고) 대체 뭘로 귀족 제압하고 당연한 듯이 왕위 오르는 거임?

진평왕은 하는 일 없는 허수아비로 만든 것도 모자라 국장도 초라함. 미실장례랑 교차편집한 것도 웃김. 죽은 날짜가 다른데 설마 미실은 7일장이고 진평은 5일장이니? 오늘 생방송 드라마티를 팍팍 냈는데, 이를 테면 즉위식 때는 앞머리 내렸던 비담이 그 이전이 나온 사령부 취임식에서는 머리 올렸다던가. 찍은 시점도 다르고 대본 시점도 다른데 이어붙인 것 같은 씬들 다수. 색감이나 화질도 급하게 찍은 티가 남. 게다가 왜 장례식이 다들 유교식? 신라 불교국가인데.

갑옷 모양새나 전투 전개되는 게 딱 환타지 롤플레잉 게임 보는 느낌. 주인공 덕만은 파티를 구성합니다. 해서 주요 4명만 줄줄줄 따라다니고.  각 파티 수장인 화랑들이 대결해야 승패가 가려짐. 병사따위 아무리 많아도 소용 없음. 액션씬은 언제나 그렇듯 허접한데, 생방송 드라마티 팍팍 내다보니 오늘은 더더욱 허접함. 말 타는 씬의 카메라웍도 한참 허접함.

비담 캐릭터는 종잇장 같아졌음. 좀더 멋있게 갈등하며 다크화가 될 줄 알았더니 이렇게 처리하기냐!!! 배우가 연기를 못하는 것도 아닌데, 이 작가진들 정말 캐릭터 구축 못함. 새삼 고미실의 대단함을 느낌. 대놓고 비덕 하악하악을 노린 장면들에선 반감만이. 저런 장면이 나올 감정선이 있길 했냐, 그런 캐릭터이길 했냐. 사람을 품는 덕만이 하고 싶었던 모양인데 효과 무. 그 담담 장면에서 비다미는 나 다크비담ㅋ 이러고 있는데. 뭔가 있는 걸 보여주려면 거기서 아예 둘이 이루어졌다고 해줘! 따위 생각이 한가득. 내연의 정부 비담으로 하면 얘기가 더 재밌지 않겠음? 그림자 왕, 반란으로 똑같은 길을 가는 모자가 되는데. 화랑세기를 따른다면 선덕은 처녀여왕도 아니고, 어차피 화랑세기도 한참 벗어났는데 맘대로 달려가보는 게 어때?

명색이 '선덕여왕'인데 즉위식 보여주더니 한 10~15년 확 건너뜀. 풍월주 유신이 상장군으로 변해있음. 선덕여왕 즉위기간의 일은 아예 보여주질 않고, 즉위하는데만 50부 난을 일으키는데 12부 쓸 예정이니 이게 무슨 선덕여왕. 창사특집 50부작 드라마 미실과 속편 미니시리즈 비담의 난이란 말이 정말 맞음. 딱 그짝. 승만공주도 안 나오고, 어쩌자는 거임? 게다가 중요한 건 다 대사로 떼움. 대사랑 행동에서 캐릭터 변화를 보여줘야지 승호가 무게 잡고 설명만 하면 다냐? 승호 발성도 불안정하고. 닭살 돋았음. 근데 얘도 수염 붙이려나?

난 이렇게나 마음에 안 들고 단점만 보이고 투덜대면서도 왜 이 드라마를 보고 있나. 오늘 고민이 되었음. 결말을 보고 싶어서+비담 연기가 마무리 어떻게 되나 궁금해서가 정답인듯? 알천은 배우는 둘째치고 비중이 시망. 내가 본 드라마 중 가장 별로인 드라마로 기억될 거야, 아마. 최근 본 드라마래봐야...1%의 어떤 것- 김삼순-다모-한성별곡-탐나는도다 정도인데, 가장 별로인 거 맞네. 후...웬만함 다시 드라마 손대지 않으리.

2009/11/16 23:57 2009/11/16 23:57
Posted by 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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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소류나 2009/11/17 01:57  Modify/Delete  Reply  Address

    아웅 저도 오늘 보면서 아 시작했구나 미니시리즈 '비담의 난'-_-;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또 생각했죠. 앞으로 이거 계속 보는 이유는 그나마 비담 때문일듯합니다-_-;;; 비담이 나름 다크화가 되는 건 대충 이해는 가는데 말이죠, 사실 저걸 감정선 무리 없이 보내려면 30분이 아니라 그래도 최소 3회는 투자를 해줘야 할텐데;; 갑자기 다크포스를 막 뿜더라고요; 그것도 20분 전에는 공주님 울먹울먹 강아지 눈 비담이었는데 말이죠;; 연모의 방식으로 미실의 말을 택한 건 비담답긴한데.... 정말 생방 촬영에 이제 막 스토리 휙휙 진행하려고 하는게 눈에 고스란히 보이니; 먼산입니다-_-; (우리 알처니 분량 촘 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사실 배우들이 지친게 눈에 보여요. 애들이 그 어떤 장면에서도 초췌해 보입니다-_-;; (그런 면에서 정말 고미실님은 다시 한 번 찬양. 피곤에 쩔어서 촬영한 건 비슷하셨을텐데.. 마지막까지 그 포스와 기품을 놓지 않으신) 게다가 남길씨는 얼마전에 낙마 사고도 당해서 몸이 정말 정상이 아닐텐데... 구르고 뛰고 하는 거보니 좀 안스럽기도;;

    그나저나 정적의 분량을 길게 길게 늘이면서 긴장감을 끝까지 조성하고, 그 정적이 하차한 후로 정작 중요한 스토리들은 빛의 속도로 휙휙 지나가고, 에피소드가 얄팍해지고, 정작 제대로 보여주어야 했던 주인공의 일생과 업적은 대충 나와버린 드라마를 제가 하나 알아서... 선덕 연장하고 미실언니 더 나온다고 할 때부터 이 드라마가 딱 생각이 났습니다-_-; 선덕만큼 챙겨서 보진 않았지만 제가 나름 그런대로 재미있게 보았기에 더 OTL이었던 그 드라마 '이산' -___________-; 결국 선덕여왕도 그 길을 걷는 것 같아서 씁쓸합니다; 후우...

    • 지이 2009/11/17 13:43  Modify/Delete  Address

      저도 비담 때문에 드라마 끝까지 볼 것 같아요. 암만 50부작 12부작 농담으로 그랬다지만 작가진 진짜 그렇게 만들어버리면 어떡합니까. 비담 캐릭터도 무지 망가질 것 같은 게...말씀대로 드라마 시작 10분까지는 덕만이에게 울엄마얌 죽었엄 나 어케 우왕 글썽글썽 이러고 있던 넘이 30분 지나니까 아낌없이 빼앗겠음 나 다크비담ㅋ 이러면...이게 무슨 감정선이냐고요!!! 대략 보아하니 난 일으키는데 4회쯤 쓰고 난 진행과 진압에 6회쯤 쓰고 마무리를 한 2회 쓰지 않을까 합니다. 아니다...이 드라마에서의 선덕 비중을 볼 때 마무리는 걍 1회로 냅두고 고스란히 비담이 나 다크ㅋ 나 미실후계ㅋ 이러는데만 한 8회 쓸지도-_-

      말씀대로 배우들 지친 게 눈에 보이긴 해요. 다들 얼굴이 홀쭉; 부상당한데다 분량도 무지막지하고 소모도 많을 비담은 눈에 핏발이 가실 날이 없더군요. 첫 등장했을 때 지친 배우들 사이에서 샤방~한 기를 뿜어냈는데 이젠 같이 축축 쳐지는 듯; 몸 안 좋다고 들었는데 무슬 쓰고 말 타고 하는 걸 보니 참, 고생이 많다...하는 안쓰러운 마음이 들대요. 고미실님은 마녀; 미실 죽는 장면을 당일 아침까진가 찍었다는데도, 항생제 맞았느니 어쨌느니 기사 나오는데도 드라마에선 지친 기색도 별로 없이 끝까지 팽팽생생. 배우 고현정을 진심 다시 보게 되네요.

      ...이산이 그랬나요?-_-; 엠본부 사극 특징인가....후우...--;

  3. 소류나 2009/11/17 01:59  Modify/Delete  Reply  Address

    아, 그리고 저도 차라리 비담 쟤를 그냥 내연의 정부로 만들었으면 차라리 감정면에서도 더 자연스러웠을 것 같다는 생각했습니다-_-;; 나중에 난을 어떤 식으로 일으켜도 - 자신을 위해서든, 여왕을 위해서든 - 감정적 공감이 더 갈듯해요-_-; (...그리고 그나마 이 드라마에서 다 죽어버린 로맨스도 촘 살 듯 ;;;)

    • 지이 2009/11/17 13:48  Modify/Delete  Address

      아무래도 그게 나아보이죠? 그 끌어안는 장면에서 복선 깔고, 여왕 재위 내내 내연의 관계로 그림자 왕으로 정치를 주도하는...그래서 춘추(차기 왕위권자인)-유신과 벌어지는 계기로 만들었으면 특히 감정선에서 공감이 더 갈 것 같아요. 비담의 야심인 덕만을 손에 넣어 왕이 된다도 이루는 거고, 미실 패거리들이 따를 요인도 만들어주는 거고, 나중에 난을 일으킬 때도 어느 쪽으로나 무리 없이 풀기 좋고, 무엇보다 증발해버린 드라마의 로맨스에도 도움이 될 거고; 덕유 따윈 날려버리고-_- 그리고 그 거지같은 음악 좀 제발 사용 안 했으면 좋겠어요. 웅웅 대는 가사 있는 음악 틀 때마다 손발이 오그라들어요! 덕유라인이나 미실 때나 막 나오는데 아주 미치겠;

요새 조선 생활사에 빠져서 그 방면 책들을 삐-권이나 질러 차례로 읽고 있다. 가장 흥미진진하게 읽었던 건 <조선시대 당쟁사>인데, 그 책은 조각난 미시사 지식 정도가 아닌, 조선 시대 전체와 양반사회를 통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좀더 풍부하게 다가올 수 있는 텍스트이다. 내 조선 양반에 대한 이해도는 조선 전기-중기까지에서 막혀있고, 생활사나 이념논쟁은 부족할 정도로 모자라서 한 삼독을 한 후에나 제대로 이해하고 책에 대한 감상을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렇지만 이해가 부족했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양반 사회의 분열, 학통에 따른 분열, 혈연에 따른 분열 등 정치세력으로서의 양반 사회를 들여다보는 재미를 주었더랬다. 다 읽고 난 지금도 꼬장꼬장 송시열에 대한 감정은 여전히 안 좋은 그 상태로 머물러 있지만. 그리고 비록 한문이지만 학통도, 가계도 등이 부록으로 실려있어서 좋았다.


그 다음으로 손에 집은 건 <궁궐의 꽃 궁녀> (신명호 지음). 궁녀라든가 후궁 등 실록의 전면에 나오지 않는 사람들에 관심이 간다. 아마도 궁에서 가장 바빴고 - 가사를 담당했으니 - 왕과 왕족의 가장 저열한 부분부터 사소한 습관에 이르기까지 가장 잘 알고 있었을, 궁녀와 왕후들이지만 실록은 그들에게 관심이 낮다. <궁녀>는 실록 뿐 아니라 다른 자료를 통해서 궁녀의 삶을 파악해보고자 한다. 궁녀의 삶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아주 어린 나이에 입궐하며, 대부분 상궁과 궁녀의 친인척 중에서 선발 되고, 왕-왕비를 근저에서 모시는 최측근이라는 정도가 대략의 이미지로 알려져있다. 저자인 신명호는 선발과정/입궁 나이 등이 조선 전성기의 전반적인 모습이 아닐 거라는 의심을 하였고, 또한 전체적인 궁녀의 삶을 <추안급국안>(조선시대 법정기록), 한중록 등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조망해보고자 했다.

<추안급국안>에 실린, 광해군 궁녀들의 문초 기록이 궁녀의 삶을 추적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 듯 하다. 그 때의 기록에 따르면 궁녀들의 입궁 나이는 알려진 대로 5,6세라기보다는 그보다 좀더 높은 나이였다고 한다. 유모/보모 상궁의 경우엔 나이가 마흔이 넘었어도 입궁할 수 있었으며, 나랏법에 양인은 입궁시키면 안 된다고 규정하였지만 생활고에 못 이긴 양인 처녀들도 상당수 입궐했던 모양이다. 이런 식으로 궁녀 선출, 조직, 일, 성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궁녀를 조망해보고 있다. 이에 따라 궁녀를 일종의 전문직 여성으로 보고 있으며, 상당한 부를 축적할 수 있는데다 면천도 가능한, 그러나 평생토록 혼인할 수 없는, 고난과 전망이 어우러진 존재로 묘사해놓았다.

책을 통해 궁녀들의 생각보다 다양한 면모를 살펴볼 수 있어서 꽤나 재미있게 읽었다. 한페이지에 최소 서너번 이상은 나오는 듯한 '즉'만 없었으면 훨씬 술술 읽혔을 듯 싶다. 문장 구조가 반복이 많이 되어서 읽다 심하게 덜컹거렸고, 되도록 다양한 사료로 파악해보려 했지만 남겨진 자료가 너무 빈약해서 교차검증이 안 되는 부분도 있었다. 궁녀를 왕실의 사노 개념으로, 왕의 사생활이자 '집안일'로 보았기 때문에 공식적인 자료가 적었다고 보고 있는데, 안타까운 일이기는 하다. 사료의 부족은 입체성의 부족으로도 연결되었는데, 시기별로 궁녀 선발/일/조직/규모도 달라졌겠지만 그러한 시기별 분석은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조선시대의 물가 변동이 그리 큰 사회는 아니었다지만, 조선시대 궁녀의 임금 기록은 고종 시대의 기록에 의존하고 있어 아쉽기도 했다. 정승보다 더 많이 받는 제조상궁의 월급이 과연 선조-정조 때도 가능했던 일인지 궁금했기에.

서두를 궁녀열전으로 시작, 선발-조직-일-성으로 연결하고 있는데, 선발 등 궁녀들의 일에 대한 분석을 앞에 두고 열전을 가장 뒤로 넣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그리고 신빈 김씨의 사례는 빼는 게 좋았을 것 같다. 조선의 신데렐라라는 타이틀로 신빈 김씨를 소개하고 있는데, 신빈 김씨가 딱히 이에 어울리는 사례라는 생각은 안 들었던 까닭이다. 양반가문에서는 몸종을 첩으로 삼는 사례가 보편적이랄 정도로 왕왕 있었던 걸로 안다. 소헌왕후 심씨가 워낙 순후히 지내서 - 친정이 멸문당하다시피 해 뒷배경이 없던 탓이 컸겠지만 -  별다른 분란 없이 지낸 집안이기는 해도 신빈 김씨 사례가 신데렐라라고 칭할 정도는 아니라고 봤다. 신데렐라라면 차라리 숙빈 최씨가 어울리지 않나? 무수리에서 왕의 가장 지위높은 후궁(빈)을 거쳐 왕의 친모까지 된 여인인데.(아들이 왕 되는 건 못 보긴 했다만) 이외에도 열전에는 중국 출신 궁녀, 명의 궁녀가 된 조선 처녀(한씨, 한확의 누이)의 이야기도 실려 있어 흥미있게 읽었다. 한확은 누이들을 팔아 권세를 얻은 걸로 기억한다. 영락제의 후궁이 된 누이는 스물 좀 넘어 순장당했고, 다른 누이도 공녀로 보냈던가...하는 걸로 아는데 말이지. 이 집안이 미모가 상당했긴 한 모양이다. 한확의 딸인 인수대비도 미인이라고들 했다 한다. <궁녀>에 대한 글이다보니 한확의 누이도 간단히 소개만 되고 있는데, 이런 이야기들도 좀더 자세히 볼 수 있는 자료가 있었으면 좋겠다.


참 <궁녀>를 통해서 영조의 뿌리깊은 신분 컴플렉스도 상당히 이해할 수 있었다. 무수리 무수리 해도 궁에서 천한 일을 하는 궁녀 정도로 생각했는데, 무수리는 궁녀보다도 낮은 지위였다. 궁녀들은 보통 내수사에서 선발되기에 왕의 사노비/공노비 출신으로 볼 수 있는데 그런 궁녀의 뒤치다꺼리를 해주기 위한 존재가 무수리 등이다. 노비의 노비...라고 볼 수 있는 지위. 더구나 무수리는 궁에 머무는 것도 아니라 출퇴근하는 지위고, 가장 힘들다는 물 긷는 일 등을 맡아하던 처지였다. 그러니 신분제 사회에서는 바닥 중의 바닥이라 할만한 존재였는데 어느날 왕의 눈에 띄고 승은을 입더니 아들을 낳아 빈까지 올랐으니...대단한 사건이자, 세간의 눈총이 이해가 갔다. 출퇴근을 하는데다 노비였으니, 다른 왕의 여자들과 달리 소위 순결을 보장할 수 없었을 거고, 뒤이어 왕의 아들이 아니라는 소문이 퍼질만도 했을 게다. 모친의 신분에 따라 '서자'와 '얼자'까지 구별해서 차등을 두던 양반사회에서, 얼자에나 속할 정도의 신분이었기도 했다. 숙종 역시도 후계구도에서 경종 다음으로는 연령군(영조의 이복동생)을 염두에 뒀던 모양이니 신분이 낮기는 정말 낮았다. 연령군의 어머니도 상궁 출신이고, 희빈도 중인 출신 궁녀였고. 갑자기 숙종의 여자 취향이랄까, 여인을 고르는 기준이나 장소가 궁금해졌다. 자존심 강한 명문대가집 딸들보다 훨씬 고분고분하고 나긋나긋한 궁녀들을 더 사랑했을 거야 이해도 가지만...

내년에 이병훈 pd가 동이라는 사극을 만든다는데, 그 주인공이 숙빈 최씨란다. 관심을 좀 가졌더니 음악원인가...를 등장시켜서 이산/대장금 비슷하게 갈 모양이라 실망했다. 이산에서도 정조와 의빈 성씨의 이야기도 각색하지 않고 보여주길 바랬는데, 어린 시절 인연 어쩌고 나와서 아예 안 봤거늘. 상상력도 좋지만, 요새 사극은 너무 상상의 나래를 펴지 않나 싶을 떄가 있다. 내가 원하는 사극이면 그건 사'극'이 아니라 역사 다큐멘터리에 가까울 것 같긴 하지만 말이다.



덧.
그나저나 나 요새 포스팅 너무 성실함. 하루에 몇개를 하는 거임?;



2009/11/16 17:52 2009/11/16 17:52
Posted by 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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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대수 <-> 한화 조규수+@의 트레이드가 발표되었다.(관련기사)

전혀 생각도 못했던 트레이드라 깜짝 놀랐다. 우리야 좋지. 내야수 부족에 시달리던 타에 준수한 유격수 받아오면. 그것도 조규수로...다만 이 트레이드의 핵심은 저 +@에 있을 것 같다는 혐의가 짙게 든다. 대체 누굴까. 내야수가 부족해서 받아온 터에 또 내야수 주진 않을 거고, 두산 외야는 워낙 단단해서 우리 허접한 외야진 중 갈만한 사람찾기 힘들고. 투수...우리 습자지 투수진에 두산이 받을만한 게 있을 것 같진 않고. 우리에게 많은 건 우타빅뱃(1루-지명)과 포수 유망주 정도? 인데...대체 누굴지 감이 안 온다. 조규수를 폄하하는 건 아니지만, 2군에서 밀리언킴과 함께 워낙 안 좋은 소문에 휩싸였던 선수라. 조규수가 중심인 트레이드라는 생각이 안 들어서 더더구나 +1이 궁금하다. 두산에서 급한 건 투수 같은데, 누굴까. 누굴까.

우리 프런트는 평소에는 별로 할 일이 없지만, 뭔가 하겠다고 마음 먹으면 상당히 유능한 편이다(ex.민재옹 모셔오기)  그래서 +1이 더 궁금. 추후 지명이란 말도 있고, 꽃이 롯데로 이적할 경우 두산이 원하는 선수 지명 후 트레이드설도 나오고(이건 좀 타당하게 들리는데, 그럼 꽃이 롯데로 안 갈 경우는?), 설이 분분한데 대체 어떻게 된걸까. 이렇게 불명확한 트레이드 발표라니. 이대수 선수가 오는 건 좋은데...진짜 좋은데, 맘 놓고 기뻐하기엔 좀 깔깔한 이 느낌을 어쩌누. +1이 확정되어야 맘 놓고 기뻐하든 고민하든 할텐데 이건 참 미묘한 기분. (두산 대인배! 감사합니다가 될지 프런트 xxx가 될지 윈윈이 될지 이 참)


그나저나 좋든 싫든 이번 스토브리그는 우리가 접수할 모양이다. 그간 신문지 덮고 잠이나 잤는데 올해는 활약이 엄청나다. 이슈, 딜, FA 전부 독점. 꽃 거취도 남았고, 꽃 움직임에 따라 다른 FA나 트레이드도 결정될테니 올 스토브리그는 단연 독수리의 몫. 올 시즌 화두는 한화로 시작해서 한화로 끝날 모양이구나...(WBC, 압도적 꼴찌, 레전드 은퇴식, 빠른 감독선임, 돈화, 김일본, 딜까지...프런트 간만에 바쁘겠네)


덧.
성골 of 성골이지만 그간 워낙 소문이 많아 좋은 평 못 듣던 조규수인데...가서는 정신 잡고 잘 하길 바랄 뿐. 사실 조규수 선수가 트레이드 카드로 쓰일 수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그래서 더 놀라운 트레이드이다) 이대수 선수는 웰컴. 유격수던 2루수던 3루수던 아무튼 한자리 맡아 주전확보할 걸로 보임. 꽃이 남든 안 남든. 유격 뎁스 얇아 고민이었는데 다행이다. 근데 이러면 광민이는 어디로 가는 건지? 유격일까, 3루일까?
2009/11/16 17:28 2009/11/16 17:28
Posted by 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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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푸하핫 2009/11/16 17:49  Modify/Delete  Reply  Address

    송광민은 3루로 가야죠. 송구가 좀 불안하지만 ;;;;

    • 지이 2009/11/16 17:56  Modify/Delete  Address

      꽃범호가 남는다면 3루가 안 되니까요. 그 경우는 이대수가 2루로 가나? 싶어서요.(광민이는 2루수 안 된다고 들었고) 꽃범호가 이적한다면 3루로 가겠지만...

신촌 민토 뒷골목의 티 캐디, 신촌에 있는 카페 클로리스의 2호점(...3호점인가?;)인데, 홍차 전문점이라는 소문과 매혹의 자태를 보고 하악하악하다가 이 발목을 무릎쓰고 달려가봤다. 과연 취향에 딱 맞는 홍차전문점이었다. 너무나 취향에 맞아 자리에 말그대로 '죽'치고 앉아서 무려 대여섯 시간을 홍차 5주전자와 수다로 메꾼 다음에야 물러나왔다. 자자, 백문이 불여일견. 사진과 함께 그 자태를 공유해보아효~♡

우선 가게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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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토 뒷골목은, 가본 분은 아시겠지만 찻집에 있을만한 분위기가 전혀 아니다. 거기 불쑥 위치하고 있는데, 입구부터 아주 고풍스러운 찻집의 훈내를 풍긴다. 입구는 안 찍었지만, 입구 쪽에는 테라스 석 비슷하게 야외온실에 위치한 느낌으로 테이블이 몇 석 세팅되어 있고, 안으로 쑤욱 들어오면 위와 같은 공간이 나온다. 사진 찍은 곳은 계산대 바로 앞의 공간. 좌석은 2~30석은 되는 것 같고, 가게는 안으로 깊숙히 들어오게 되어 있다. 빅토리아 시대의 그림들과 빅토리아 시대의 찻잔들과 가구들부터 하악하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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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진의 오른쪽 옆으로는 한단 높은 곳에 주방과 홍차장이 있다. 위 사진의 공간. 본의 아니게 사진에 찍힌 두분의 인권보호를 위해 모자이크 처리했다(...) 직각으로 보이는 저 통들이 전부 홍차. 포트넘앤메이슨부터 위타드, 트와이닝, 파트리지까지 종류가 많고도 많았다. 저 중에서 살펴보며 홍차를 살펴보고 향을 맡아보며 차를 골라 주문하게 되어 있다. F&M은 역시 몸값이 비싸지만(한포트에 만원 정도였던 듯), 나머지는 8천원 수준.

향을 맡아보다가 못 먹어본 홍차를 먹겠다고 F&M의 러시안 캐러반을 주문했고, 같이 간 S님은 위타드를 주문하였다.(아삼인가 얼그레이인가 실론인가 생각이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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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구석진 곳을 좋아해서 계산대 옆쪽, 홍차 전시대 앞쪽에 자리잡았는데, 그쪽엔 이런 다구들이 전시되어 있어 좀더 아늑했다. 여긴 찻잔들도 하나같이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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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 등장. 티포트와 뜨거운 물, 스트레이너가 나오고, 크림(우유)는 요청하면 준다. 찻잎이 홍차포트 안에서 계속 우러나오고 있어 오래 우려날 것 같으면 찻잎을 빼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러시안 캐러반은 향이 좀 독특했으나 무난히 마실만 했다. 그러나 내 취향은 무난+중후 계열이라 그런지 엄청 반할만한 정도는 아니었음. 차를 다 마신 후엔 '오늘의 티'로 리필이 가능하다.(찬양하라!) 그날은 파트리지의 실론, 아삼, 얼 그레이가 오늘의 티였던 걸로 기억한다. S님은 리필을 하여 안정적인 차의 길로 접어들었으나...쓸데없이 모험심이 발동한 나, 시향했을 때부터 강렬했던 트와이닝의 랍상소우총을 주문해버렸다. 유명한 차이긴 한데, 잘 볼 일도 없고 마셔볼 일도 없어 본 김에 마셔보자는 의욕이 발동했다. 위험회피자이면 그답게 살아야 할 것을, 쓸데없는 모험심은 화를 부른다...

나온 랍상소우총은 향이 너무나 강렬하여 도무지 마실 수가 없었다. 뭐랄까, 낙엽을 태운 재에다가 석탄을 섞은 듯한 향이었음. 내가 향이 강한 음식을 좋아하면 모르되, 알다시피 나는 향신료 강한 계열은 원래부터 못 먹거나 못 마시거나 알러지 반응 오는 사람이다. 한두모금 억지로 마셔봤으나 도저히 못 참고 오늘의 차로 리필. 전문지식과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하여 친절하기가 한량 없던 점원언니(인지 숍마스터인지 주인인지는 잘 모르겠다) 왈, 랍상소우총은 마니아적이고 취향을 많이 타는데 내가 말하는 걸 보니 많이 아는 것 같아서 안 말렸단다.....................말려주시지. 흑. 리필은 파트리지의 실론(S님이 실론이고 나는 아삼이었던가, 근 보름도 전에 갔던 터라 기억이 애매하다)으로 시켜 입가심을 했다. 파트리지는 처음 보는 메이커였는데 오우, 무난하니 괜찮았다. 내 입맛은 무난하고 중후하고 향이 강하지 않고 비싼(...) 계열을 좋아라 하더라. F&M이라던가, 위타드라던가...아무튼 이 랍상소우총향은 강렬하게 남아 집에 돌아와서도 온몸에서 풍겼다. 이날 결국 나는 먹은 게 죄다 얹혀버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아 아름다운 이 자태...

그날의 메인은 바로 이, 애프터눈티였다. 이 아름다운 자태에 반해 당장 달려간 거라능. 샌드위치, 스콘, 케이크과 마카롱으로 이루어진 3단 애프터눈 세트의 이 아름다움....! (사진 왼쪽은 S님의 인권보호를 위한 모자이크 및 붓질이 들어갔으니 양해하시길) 거기다 가격도 착하다. 2인분 기준으로 세팅되는데 만이천냥. 정녕 아름다운 거다. 샌드위치가 맛있었고, 초코렛이나 쿠키도 맛났다. 다만 스콘이 좀 뻑뻑했음. 딱딱하고 퍼석거리는 스콘이었는데, 후에 수다 떨다 식고 나니 딱딱해져서 퍼석함이 더 강해졌다. 백조의 한가함을 강조하기 위해 평일 낮에 행차했는데, 점심도 안 먹고 애프터눈티로 요기했는데도 배가 빵빵했다. 랍상소우총만 아니었다면 완벽한 오후였는데. 앞으로 내가 랍상소우총을 시켜먹으면 이름을 바꿀 거다. 쯥.


한참 수다를 떨었는데, 아무도 눈치 주거나 하는 사람이 없었다. 사람도 북적거리지 않아 여유롭고 한가한 분위기가 참 좋았다. 이게 가게 수익을 위해서는 좋은 건지 모르겠지만, 찻집이 별다방 모냥 북적북적한 건 바라질 않아서...나오는 길엔 트와이닝의 레이디 그레이 티를 샀다. 역시 도전욕구에 불탄 시도인데, 향은 레몬향이 향긋한 게 좋았으나 맛이 어떨런지. 원래는 피크닉 세트의 통이 예뻐서 지르고 싶었으나 찻잎이 가늘어 껄끄러운 맛이 있다는 말에 얌전히 포기했다. 먹던 티가 아직 남아 개봉은 못 하고 있다. 많이 마셨지만 아직도 영국에서 사온 차들이 몇깡통이나 남아서. 티 캐디에서는 차 소분판매, 티파티 등도 계획하고 있단다. 도장 받고 나오면서 웬지 향후 단골로 낙점 받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가능하다면 나도 단골이 되고 싶지...홍차 전문찻집이 흔하던가. 근데 유명하거나, 마음에 드는 홍차집은 다들 서울 서북쪽에 있다. 집에서 너무 멀어. 그거 하나 뺴면, 자주 방문해서 분위기와 차를 즐기고 싶은 곳이었다.


참, 사진기를 귀찮다고 안 들고 가서(...) 사진은 전부 연아폰의 카메라로 찍은 것이다. 화질최고급, 사이즈 최대로 해놔서 그런지 사진들이 몹쓸 찍사의 손으로도 그럭저럭 쓸만하다.

2009/11/16 14:09 2009/11/16 14:09
Posted by 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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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S 2009/11/16 20:50  Modify/Delete  Reply  Address

    제가 처음 시킨건 위타드의 잉글리쉬 브렉퍼스트 였고요~ 리필받은게 파트리지의 아삼이었는데 떫은 맛이 너무 강해서 실로티로 교체해주셨죠ㅋ 지이님이 리필하신건 얼그레이였던 것 같아요. 근데 그때 샀던 티를 아직 개시하지 않으셨나봐요. 무슨 맛일지 궁금하네요 흐흐 (향만 좋은거면 안되는데-_-)

    • 지이 2009/11/17 00:01  Modify/Delete  Address

      아...맞아요, 그랬던 기억이; 떫다고 교체해주는 걸 보며 우왕ㅋ넘친절ㅋㅋ 이랬는데 그걸 고스란히 까먹었...; 요새 기억력 왜이러는지orz
      네, 아직 개봉 못해서 볼 때마다 궁금해요. 괜찮아야 하는데; 무서워서 개봉 더 못하는 걸지도-_-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