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시즌은 끝났지만, 춥고도 지난한 시즌을 보낸 독수리는 두 기둥뿌리의 FA 시즌이라는 또다른 어둡고 긴 터널 시즌에 돌입했을 뿐이니.
오늘부터 버어얼써 태균이가 각종 야구 사이트를 뜨겁게 뜨겁게 달구고 있다. 꽃은 일본 진출 계획이라 하고. 둘다 감독과 면담은 했는데, 의외로 꽃쪽이 해외진출 열망이 강하다나. 별명이는 김무지, 김하루 등등의 별명을 오늘도 양산. 얜...야구하는 거 보면 똘똘한데 그외에는 헐랭하기가 금강에 물 흐르듯 해.
한화에서 둘다 안 놓침! 우리도 돈 있음! 총알 안 아낄 거임!!!할 때도 둘다 놓친다고 보고 진즉 포기하고 있긴 했다. 우리 구단은 레전드 대우는 잘해주지만 돈 쓰는 구단은 아님. 거기다 둘다 해외진출 열망이 있고 둘다 어린 나이에 상당한 실적을 쌓은 선수들인데 돈성 복귀를 선언한 삼성이나 거포 급한 엘지나 3루 급한 롯데가 안 질러볼 리 없다고 봤다. 그리고 저 세 구단과 돈싸움이면...청계산 김회장의 준엄한 한마디 없이는 우리가 78% 확률로 진다. 그거이 현실. 시즌 내내 완전 포기 모드로 국내 타팀은 못 간다~ 갈 거면 바다 건너랏!을 외치긴 했는데, 막상 스토브리그 되니 심장이 두큰거리며 기사 한조각에도 가슴이 벌렁벌렁한다. 나 아직 너희를 완전히 포기하지 못했나봐.
시즌 초만 해도 별명이는 갈 거고 꽃은 안 간다 쪽이었는데 시즌 중반엔 둘다 못 가나? 했다가 시즌 말이 되니 별명이는 남을 수도 있고 꽃은 거의 갈 것 같다로 바뀌었다. 미묘한 기류의 변화인데...도련님은 제 입으로도 말했듯이 뇌진탕과 그 후유증이 해외진출 생각에 많은 의문을 품게 한 모양이다. 해외진출 했을 때로 보자면, 의외로 꽃범호 쪽이 해외진출 성공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범호는 잡초같달까, 근성이 있달까. 애초 프로 지명될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지 않았던 선수를 한화가 깜짝 지명해서 키워낸 사례다. 터프하고 강한 성격과 근성의 소유자이고, 주변에 많이 흔들리지도 않아서 해외진출해서도 흔들리거나 방황하거나 망설임 없이 꿋꿋이 잘 버텨나갈 수 있을 것 같다. 반면 우리 도련님은...에이스 중의 에이스 코스를 밟아와서, 솔직히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고교 때도 대어였고, 천안 출신에 북일고->한화라는 정통의 성골 코스. 한화 입단해서도 입단 1년차부터 신인왕 타고, 그 후에도 리그 수위권 타자였고 팀 부동의 4번 타자였던데다, 이제 국가대표 4번 타자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잠재력에 있어서는 므르브를 넘볼 정도지만, 워낙 엘리트 코스를 탔던 애라 해외에서 밑바닥부터 시작하는...아니, 외국인 선수로 시작하는 거니 외려 밑바닥보다 더 암울할, 그런 환경을 버텨낼 수 있을까 걱정이 없을 수가 없다. 성격도 순딩이고, 위에도 썼다시피 헐랭한 구석도 있고 해서 언어도 음식도 다 다른 해외생활을 버텨나갈 수 있을런지. 리그 탑 선수들이 거저 만들어지는 건 아니니 이넘아도 나간다면 잘 하리라 보지만, 이승엽이나 기타 다른 선수들을 보면 어려움이 많을텐데 괜찮을려나...오지랖 한번 안 펼 수가 없다.
기사로 유추해볼 때는 성격대로 일을 추진하는 느낌도 들어서 묘하게 재미있기도 하다. 차근차근 치밀하고 확실한 꽃과 헐렁한 듯 느슨한 듯 고집과 자존심 있는 별명이. 얘들이 나이차가 두어 해 정도만 났어도 둘다 잡았을텐데, 비슷한 시기에 풀리다보니 참. 그리고 비슷한 나이대에 연고지 출신의 초대형 스타가 있는 점이 꽃에게도 좀 섭섭하지 않았을까 싶다. 난 프랜차이져는 못 되요, 소리 하던 꽃이라서. 대우나 여러 면에서 별명이에게 가려진단 느낌이 있었을 지도. 도련님은 남기만 한다면 은퇴식-코치직-감독직까지 보장하는 한화의 순혈 프랜차이즈라는 걸 팬 누구도 부인 못한다. 그렇지만 꽃은 일단 연고지 출신이 아니라서, 6두품의 한계를 느끼는 듯.
갈 거면 바다 건너~ 정도가 팬으로서 바랄 수 있는 한계선. 가겠다는 선수 어찌 잡을 것이며, 팀 현실이 이런 걸 내 어쩌겠누. 팀에서 대박 질러서 둘다 잡아주면 감읍하겠지만, 못 잡으면 체념할 수밖에. 해외진출이면 팀에서도 잡을 명분이 별로 없긴 하다. 그러나 국내 타팀 가는 건 못 봐주겠음. 꽃은 대구 출신이니 삼성...은...봐주진 못해도 이해는 쪼오끔 해보겠으나, 별명이 이눔아가 다른 팀 가는 건 눈 뜨고 못 볼 일. 특히 삼성-롯데-비룡 가면 그 순간부터 별명이 안티할 거임. 얘들이 국내 다른 팀 가서 우리 그 허접한 한화 투수들 공 쳐넘길 거, 특히 우리 현진이 공 친단 생각만 해도 그양 억장이 무너지는 느낌이...아우.
스아실 우리팀은 레전드는 많았으되 다들 내츄럴본이글스를 자처하는 분들이 많아서, 우리팀은 스토브리그엔 신문지 덮고 잠이나 잤더랬다. 남의 집 스토브 불구경이나 하고 다녔는데 우리 발등에 불이 떨어지다니, 이런 경험 팬질 10여년 만에 참 새롭고도 신기한 경험이다. 울팀 스타플레이어 출신으로 타팀 간 사람이 송지만하고...말년에 이상목 정도던가. 이정훈 선수도 말년에 옮기긴 했지만 한창 뜨거울 때는 아니었던데다, 지금은 우리 3군 감독하고 계시고. 그외에는 거의 팀 옮길 생각도 안 하고 뼈를 묻으리 하는 분들만 있었던 터라...다시 생각해보니 참 복 받았네, 복 받았어.
이성이 아니라 감성으로 치자면 바짓가랑이 붙들고 가긴 어딜 가냐~ 갈 거면 팀 우승이나 시켜보고 가라~~하고 싶지만 뭐, 그래서 될 일도 아닌데다...결정적으로 우리, 얘들 남는다고 우승할 리도 없고. 플옵-한국시리즈 보고 느낀 건데, 우린 안 될 거야. 투수진도 약하지만 수비는 더 약해. 천하무적 야구단에서 자주 보이는 골빈플레이가 낯설지가 않아. 그러니 우린...안 될 거야. 1-3루 기둥이 뽑히는 이 마당엔 더더욱이나...얘들도 가버리고 나면 우린 그대로 삼미슈퍼스타즈, 만년 꼴찌 예약할 것 같은...흑흑. 아, 스토브리그나 빨리 끝났음 좋겠다. 그냥, 일찍 결정이나 지어줘. 맘 정리할 시간이나 가지게(훌쩍)
덤으로 2009 한화 이글스 선수단 캐리커쳐나. 돌아다니다 주웠다. 최훈 카툰 캐릭터를 이용한 한화 선수단 짤방.

이런 건 누가 만드는지 정말 절묘해...
덧.
워낙 거대 FA 둘에게 가려서 그렇지, 동우옹 피자신 등등 FA 되는 선수들 몇 더 있는 걸로 안다. 꼴찌도 모자라 주요 선수들도 죄다 FA...이거시 바로 바닥팀이다!하고 보여주는 듯 하다. 어느 야(구)게(시판)에서 한화 보호 선수 짜다가...한숨이 나왔음. 보호선수 18명 채우기도 급급하더라. 진짜 종이장이다. 게다가 그 명단의 선수들 중 절반 이상은 내년-내후년 군입대가 목전이라는 더욱 안습한 현실. 아흐흑. 담 시즌 1순위 드래프트 확보했고, 앞으로 몇년은 지명 상위권일 듯 하니 좋은 선수 찍기만을 믿어보는 수밖에.
...담 시즌 야구 할 수는 있을까...난 볼 수는 있을까...
덧2.
짤방 추가. 이번 스토브리그에 적절한 짤방이라 아니할 수 없다. 진짜 이런 아이디어는 누가 떠올리는 건지, 대단들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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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2009/10/29 00:19 Modify/Delete Reply Address
저희는 감독 재계약부터 벽에 부딪혀서-_- 진짜 철밥통때문에 미치겠네요. 빨리 재계약하고 코치 선임도 마쳐야 마무리 훈련에 돌입할텐데... 다른 팀들이 벌써 코치 선임을 마친 상태라 좋은 코치 구하기도 힘들텐데 걱정입니다.
지이 2009/10/30 01:44 Modify/Delete Address
어제 로감독 59억 요구! 기사 떴길래 웡???그랬더니만 오늘 바로 60만 달러에 재계약이라고 기사 떴네요. 근데 1년 계약이라니...로감독 원래 2+1 계약 아니었어요? 뭔가 좀 이상...;;
감독 결정났으니 코치진 계약 들어가겠지요. 잘 될 거예요. 전 요새 야게 다니면 가심팍에 멍만 팍팍...으흑, 얘들아 결정이나 빨리 내려다오 피라도 덜 마르게...라는 심정이랄까요. 아...너무나 새로운 경험이라 적응이 안 돼요...; 우린 여태 FA는 당근 홈팀 남음, 이러고 살았는데...기둥뿌리밖에 안 남은 것도 첨 보는데 그 기둥뿌리마저 뽑혀나갈 지경이라니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