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여름 정도부터 갑자기 색조 화장품에 불타기 시작, 열렬히 지르고...지르고...또 질러주고 있다. 처음엔 무작정 백화점을 가서 사다가, 요령이 생겨서 요샌 이너넷부터 검색하고 지름신을 받잡음. 그러다 알게 된 신세계가 있었으니...바로 분할/소분 판매!!!! 비싸고 양은 비교적 많은(색조 화장품, 특히 아이섀도우를 바닥내는 사람은 많이 드물 걸로 본다) 화장품을 작게 나누어 요것조것 다양하게 맛보자는 깊은 절약의 노하우가 살아 숨쉬는 지혜에 감격하여 기쁘게 몇개의 지름에 참여했다.

지른 총 품목
위로부터 설명.

베네피트 시리즈
양쪽에 답을 수 있는 듀얼 공병을 파는 모양인데, 양쪽 다 팁이 달려있다(베네틴트 사진에 보인다) 네 가지 제품 모두 양이 많은 제품들이다. 몸값은 더 비싸지만. 그걸 조금씩 저 듀얼공병에 나누어 파는 것. 하나당 만원 못 미치는 가격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래서 명성이 높지만 양도 가격도 비싸 쉬이 지를 수 없는 제품을 써볼 수 있게 했다. 틴트 라인은 써보니 명성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화장품 업계는 약간의 차이가 커다란 가격 차이를 만든다. 과연 다른 틴트들과는 색감도 촉감도 달랐다. 둘다 예쁘게 색이 들면서도 튀지 않는 색감. 조금더 선호하는 건 베네틴트. 그렇지만 나는 입술색이 옅고 라인을 잡아줘야 하는 입술을 갖고 있는 지라, 틴트는 그리 잘 어울리는 편이 아니다. 건조하진 않지만 유분/수분이 풍부하지도 않아서 틴트를 바르면 건조해진다는 것도 단점. 산다면 베네틴트와 글로스가 함께 있는 포켓팰이 적당할 것 같지만, 틴트를 잘 활용하기 힘든 특성상 그 비용으로 에스티로더의 립스틱(립글로스 첨가된)을 사는 편이 효용이 높을 것 같다. 그래도 집 앞 나갈 때 등에 잘 쓰고 있음.
하이라이터는 파우더형만 써봐서 액상타입은 처음이다. 너무 많이 발라서 뭉치거나 쳐덕거릴까봐 조심조심 바른다. 문빔-하이빔 모두 코에 바르면 콧대가 높아보이는 효과가 탁월하다. 보통 문빔은 자연스러운 광택, 하이빔은 조금 사이버스런 광택을 낸다고들 하는데 나는 하이빔이 마음에 들었다. 효과가 확실하다. 단, 소량만 제 위치에 잘 발라야 한다. 문빔보단 아무래도 티가 더 나서. 조금 자연스러운 효과를 원하거나 초보자는 파우더 전에 하이빔/문빔을 바르고 파우더로 살살 덮는 것도 방법일 것 같다. 하이라이터는 원래 파우더 이후에 하는 것이지만, 문빔/하이빔은 액상 형태이다보니 파우더 위에 잘못 바르다간 외려 뭉쳐버리는 수가 있다. 효과가 워낙 탁월한 하이라이터들이니 파우더 전에 슬쩍 발라도 괜찮았음. 이전에 쓰던 하이라이터는 에뛰드의 얼굴선 브라이트였는데, 편하기는 에뛰드가 편하다. 이쪽은 파우더 형태라 몇번을 덧바르건 어쩌건 자연스러운 광택이 형성된다는 게 장점. 그러나 클럽 갈 일이 있다면 하이빔이 낫다.

아름다운 크리즈리스의 자태
소분벼룩/공구에 뛰어들게 된 것도 저 크리즈리스의 아릿따운 자태에 반해서였다. 저만한 크기에 가득 담긴 아이섀도우를 각기 다른 색으로 소분한단 생각을 누가 먼저 했는지는 모르겠다만, 사는 입장에선 한 개 가격으로 네 가지 색을 전부 써볼 수 있다는 게 정말로 매력적. 게다가 요새 능력자들은 얼마나 많은지, 저 무른 크림을 - 두어번 썼다고 손자국이 적나라하게 박힌 걸 보라 - 딱 정확히 사분해서 담아놨다. 내 능력으로는 저런 일이 어떻게 가능한지 도무지 상상하기조차 힘든 일. 그저 감탄할 뿐이다.

맥과 바비 립스틱 소분
요즘 인기 많은 맥과 바비브라운 립스틱 소분 제품. 립스틱을 약 1cm 정도 잘라 저 파레트에 맞춰서 만들어졌다. ...립스틱도 잘라서 파레트를 만들 수 있다니, 요새 나는 코스메틱의 어마어마한 세계에 깊이 감명 받는 중이다. Mac 립스틱은 샤이걸 하나 있는데, 색감은 좋지만 건조하다는 느낌. 고르게 발리지도 않는 편이라 나는 립밤을 아래 발라준 후 Mac립스틱을 바른다. 그렇지만 넘쳐나는 발색샷들은 나를 넘치게 유혹해서, 이쁘다고 생각하는 색들만 골라서 질러봤다. 다 써보진 않고 몇개만 써봤는데, 딸기우유색은 내 얼굴엔 토인되기 딱 좋았다. 입술만 동동 떠다닌달까. 스피드다이얼은 내가 좋아라 쓰는 크리스찬 디오르-에스티로더의 꽃분홍색과 비슷한 색감. 앞 두 립스틱은 립글로스 성분이 들어간 거라 좀더 반딱반딱하고, 스피드 다이얼은 펄감이 좀더 자잘하다는 차이가 있지만, 나한텐 무시해도 좋을 정도다. 스위트 싱글은 내 입술에선 색감이 잘 안 났음. 펄 잔뜩 있는 립글로스 비슷? 현재까지는 블러쉬드 로즈가 가장 감명이 깊은 색. Mac의 샤이걸과 바비브라운의 페일모브 중에서 립스틱 자체의 느낌으로는 페일모드, 색감은 맥의 손을 들어줬었는데 그 소감과 거의 비슷한 사용감이다. 들고다니기도 편해서 아무튼 잘 골라쓰고 있음. 근데 아이섀도우에 비해 립스틱은 확실히 지름신이 덜 온다. 왜일까낭.
화장덕후가 되려면 한참 멀었고, 아마 되긴 힘들 거다. 지름신 지름신 하지만 내 경우엔 지름이 이뻐서 마구 산다...보다 필요한데 아주 시급하진 않은 걸 미리 산다...는 쪽에 가까워서. 섀도우가 금색이 하나 있다면 다른 금색은 더이상 살 필요가 없다는 감각인데다, 미세한 펄감 차이 같은 건 별로 신경을 안 쓰게 되는 무딘 감성도 있어서 끽해야 소심하게 분할공구나 계속 들여다보게 될 것 같다. 그래도 나름, 살폿 구경하고 살짝 발을 담가보며 재미있게 지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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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스뗄로 2009/10/28 18:14 Modify/Delete Reply Address
화장... 그게 뭔가요. 멍는 건가요... 쿨쩍. 눈썹이라도 그릴 줄 알면 좋겠어요. (못 그려서 안 그리곤 하지요. 어흐흑.) 그래도 예쁜 거 구경하는 건 즐겁네요. 뿌빠 같은 거 케이스 디자인 구경하는 건 좋아하긴 해요. 비싼 거, 좋은 거 잘 모르니까 그냥 캐발랄함에나 눈이 가고... 지이님 조만간 엄청 고수가 되실 거 같아요.
지이 2009/10/30 01:41 Modify/Delete Address
눈썹이 젤 어려워요ㅠㅠ 전 눈썹이 꽤 잘 나있는 편인데 묘하게 비대칭이라 그거 커버하기가 너무 힘들어요ㅠㅠ 그래서 라네즈 브로우 질렀; 그건 눈썹모양판이 들어있어서 대고 그리면 된다고 하길래(...)
저도 화장품 구경은 좋은데 잘 사용은 못했는데요, 살짝 실눈을 뜨니 새 세계가 열리더라고요. 어...전 고수는 세상이 뒤집어져도 힘들 것 같아요. 눈썰미랑 손재주가 없어서;;;;
소류나 2009/11/02 01:51 Modify/Delete Reply Address
아.. 이거 진짜 한 번 사기 시작하면 계속 스물스물스물-_-;; 전 요새 무서워서 일부러 손 안대고 있는데 한 번 사면 또 빵 터질까 매우 걱정입니다-_-;;; 하지만 생각해보니 마스카라도 하나 사긴 해야하고-_-;; 그런데 하나 사러 가면 갑자기 살 게 막 늘더라고요 (....) 쇼핑의 미스테리 ㅠㅠㅠㅠㅠㅠㅠ
지이 2009/11/06 23:21 Modify/Delete Address
크크 그렇더라고요. 하나 뭐가 모자란데...하기 시작하다보면 좀만 더 사면 사은품+그러고보니 이색깔이 없었어+이것도 하나 있으면 좋겠지 하면서 무한 확장;; 저도 화장품 업뎃 한 7년만에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정말 엄청 지르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