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는 밝았는데 새해기분은 안 들고 우울하고, 그저 11월 혹은 12월 초 어느날인 것만 같다. 연말이라고 약속은 엄청 많았는데, 그 약속 다 소화하고 놀면서도 왜 연말 기분이 안 나는지는 의아할 따름이다. 아무튼 새해가 밝았고, 삼십대에 진입했으니 뒤늦게라도 새해의 포스팅.
2008년에는 이 블로그를 개설한 이래 최악...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포스팅이 없었다. 고작 77개, 한달에 6번꼴이었고, 그나마도 작년 수준으로 분발한 11월이 없었다면 한달 5개의 포스팅도 안 될 뻔 했다. 180 여 개의 포스팅을 하던 예년에 비하면, 모자라도 한참 모자라는 수준.
직장생활에 진이 빠지고, 지나치게 많이 얽힌 인간관계 때문에 피로해서 어딘가 숨어버리고 싶다 - 는 정서가 지난 2008년의 기본 정서였던 탓이 컸다. 그러니까, 여유가 없었다는 얘기. 문화생활도 나름대로 - 라기보다 상당히 했건만, 문화생활(공연, 책, 만화, 음반) 포스팅이 아주아주아주아주 저조했다. 머물러 생각할 여유도 없고, 정신도 없고, 피로하고. 개인사도 그랬거니와, 사회 돌아가는 것 역시 생각하기 시작하면 암담해서 그냥, 생각을 멈춰버리고만 싶었던 까닭도 컸다.
이렇게 저조하게 침체된 블로그였음에도, 댓글을 활발히 달아주시는 분들이 계셨고, 가장 댓글을 많이 달아주신 분은 - 200 여 개의 댓글 중 절반은 내가 단 것이지만 - 카스텔로님! 조만간 뭔가가 있을 거예요.(찡긋)
가장 많았던 태그는 시사. 사회뉴스에는 귀도 눈도 막았다고 생각했지만, 가끔 들려오는 말들도 너무나 어이가 없다보니 태그가 많았던 것 같다. 문화생활 포스팅이 적었던 까닭도 있고.
2008년에는 한 3년 가까운 타지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에 돌아와, 직장인으로 첫 1년을 보냈다. 사회에 디디는 첫발은 좋았던 학생 때와 달리 힘든 거라고도 하고, 어른이 되어가는 거라고도 한다. 변한 한국 사회에 다시 익숙해지는 작업과 더해져서, 나한테는 그 '익숙해지기'가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좋은 게 좋은 거다, 튀면 안 된다는 기본 지배 정서 속에 취향이나 사회적 시선을 조금이나마 드러낼 때마다 돌아오는 '특이한 사람'이라는 시선에 익숙해지기란 쉽지가 않았고, 여전히 익숙해지지 못했다. 그 동안 그런 사회구조 속에서 벗어나 제멋대로 자신을 규정해왔기 때문에 다시 틀로 돌아가는 일이 쉽지가 않았다. 이 갈등들은 여러 가지로 해결되지 않고 남아있는데 - 소위 결혼적령기를 맞아 결혼하라는 압력까지 증가하다보니(새해된 지 며칠이나 되었다고 결혼해야지란 압력 및 덕담을 xx회는 들었다. 덴장.) 앞으로도 사는 일이 퍽퍽하겠구나...싶다. 여전히 나아가고 싶은 길은 희미한 안개 속에 이정표도 없이 버려져 찾지 못하는 느낌 뿐이고, 이대로 안주하기엔 괴로운...그런 나날들. 포스팅에도 그런 정서가 반영되어서, 주로 우울해요~하고 호소하는 포스팅만 많았지 예전처럼 내 취향이나 취미를 드러내고 공유할 수가 없었던 것 같다. 내외적으로 제대로 답답했던 2008년이라 정리할 수 있을 듯.
2009년 새해에는, '여유 갖기'를 우선 실천하고 싶다. 퀼팅도 좋고, 휴식도 좋고, 공부도 좋고. 뭔가 내가 몰두할 수 있는 일을 해서 성취를 이루어보고 싶다. 은근히 성취욕도 지식욕도 강한 타입이라, 그런 자극이 없으면 생활이 한없이 늘어지곤 한다. 두번째로는 뭐라도 좋으니 '운동하기' 재즈댄스든, 수영이든, 큰 맘 먹고 살사 등을 배워보든, 몸을 움직여서 건강도 활력도 얻고 싶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건 진리가 맞아. 그리고, 포스팅 열심히 하기. 버리는 포스트가 더이상 없었으면 좋겠다. 쓰다말고 버려진 이야기는 얼마나 많은지. (오바마 취임식 전에 진짜 책 리뷰 써야하는데;)
빨간 날이 적어 달력만 봐도 우울한 2009년이지만 조금은 더 긍정적으로 살아보고 싶다.
ps.
주인장이 우울함에 잠겨서 포스팅도 답글도 뜸~해진 블로그에 계속 방문하고, 댓글 남겨주시는 이웃분들, 감사드립니다^^
새해에는 모든 분께 좋은 일, 행복한 일만 있기를 바래볼게요. 소의 해가 왔으니(설날 지나야 오는 거든가?) 쥐의 영향력도 미미해져 평탄한 한 해를 보내보자는, 매우 헛된 희망도 함께 품어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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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는 힘이 있어, 글자에 2009년 다짐을 새겨야지!
Tracked from 다소공간多笑空間 2009/01/05 01:12
전혀 새해란 자각이 없는 2009년이 시작되었다. 벽두부터 서울의 국/회라는 데서는 스페셜액션플레이가 스펙타클하게 진행중이고, 길거리에는 자유를 부르짓는 목소리들이 허공을 맴돌고, 또 ?





Leave your greetings here.
다소 2009/01/05 01:19 Modify/Delete Reply Address
'여유갖기'라니, 좋네요. 팍팍한 세파에 찌들어 여유를 갖기란 참 어려운 일이지만, 그래도 여유가 있는 사람은 행복해보이지요. 응원! :) 이 글 보다가 덧글이 길어져서 트랙백으로 대신합니다. 히히. 2009년 첫 트랙백이야요. 랄라~. 참, 이미 덧글이랑 방명록 답글로 인사드렸지만 지이님도 새해 복 왕창 받으세요~
덧, 쥐의 해가 지나가고 있어요. 너무 좋아요. 아흑.
지이 2009/01/06 23:36 Modify/Delete Address
작년엔 너무 찌들어 살아서^^; 힘들겠지만, 내/외적으로 여유를 가져보려고요. 바쁘면서도 여유있게...란 모토인데, 가능할지는 모르겠어요. 응원 감사드립니다>_<
새해 복 마~~~니 받으세요^^
소가 뒷걸음치다 쥐 잡아보기를 기대하는 소의 해라서 기쁩...(응?;)
까스뗄로 2009/01/09 16:33 Modify/Delete Reply Address
어걱~, 조만간 뭔가... (쿨럭.) 아니, 그게... 철없는 뻘듯글을 많이 단 거 같아서 민망한 걸요. 뻘소리도 받아주신 거만 해도 감사할 따름이에요. 어엄... 작년에는 진짜 세파에 시달리시고 피곤하신 느낌이 너무 많았었고 해서요. 올해는 마음부터 좀 편안하셨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여유 갖기', 곡 성공하시길 빌어요. (살사... 우아아, 배우시면 좋겠어요. 하악하악~. 저 살사나 땅고나 플라멩꼬 같은 춤에 약해서요. 소, 소질은 없는데 정서적으로만 약한 거 같아요. 어흑.)
지이 2009/01/12 21:29 Modify/Delete Address
히히, 전 제 뻘글을 받아주셔서 감사하답니다:)
여유 갖자!고 결심을 하자마자...연초부터 일들이 두두두두두 떨어지면서 벌써부터 피곤해졌어요ㅠㅠ 체력이 떨어지면서 과로로 몸살이나 오고; 마음이라도 편안해져야 할텐데 큰일이에요.
저는 몸치...에 가까워서; 춤은 뭐...무한도전 저리 가랄 정도로 뻣뻣할테지만 웬지 땡기더라고요. 탱고. 살사. 그런 계열이요. 멋있지 않나요?+_+ 파파할머니 되기 전에 도전해봐야할텐데 말예요.